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사 힘 세지자… 매대 장악한 '슈퍼 브랜드'도 출혈경쟁

입력 2018-02-04 19:29   수정 2018-02-06 08:55

[ 추가영 기자 ] 도브, 질레트 등 마트 진열대를 장악한 ‘슈퍼 브랜드’들이 온라인 쇼핑의 부상으로 가격 출혈 경쟁에 내몰리면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생활용품 제조사 프록터앤드갬블(P&G)은 ‘간판제품’인 질레트 레이저 가격을 최대 20%까지 할인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면도날 정기배송 기업인 달러셰이브클럽 등에 시장을 뺏기면서 자구책으로 가격 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필사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존 묄러 P&G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통 경쟁이 치열하다”며 “시장 성장이 둔화하면서 가격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크리넥스, 하기스 등을 제조하는 미국 기업 킴벌리클락은 기저귀값이 떨어지면서 직원 5000명을 내보냈다. 영국 생활용품 제조사 유니레버도 지난해 4분기 북미 지역에서 제품 가격을 전년 동기 대비 1% 인하했다. P&G는 2021년까지 연간 비용을 100억달러(약 10조8650억원) 줄일 계획이다. 같은 기간 유니레버는 20억유로(약 2조7000억원)의 비용 절감 계획을 세웠다.

오레오 쿠키, 리츠 크래커 등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과자 제조업체 몬델레즈는 지난해 평균 가격을 1.5% 높였지만 양대 시장인 미국·유럽에선 가격을 각각 0.6%, 0.1% 떨어뜨렸다. 브라이언 글래든 몬델레즈 CFO는 이 같은 추세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슈퍼 브랜드 보유 기업들의 잇단 가격 인하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통해 실시간 가격 비교가 가능해지면서 브랜드 충성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섬유유연제, 샴푸 등 생활용품 시장에서 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급증했다.

컨설팅기업 코터의 캐시 거시 부사장은 “온라인에서 가격 정보가 늘면서 소비자들이 왜 제품을 해당 가격에 사야 하는지, 단지 마케팅으로 브랜드 가치와 가격을 높인 것은 아닌지 더 따져보게 됐다”며 “브랜드 자체가 비싼 가격의 이유가 됐던 전성기는 지나갔다”고 평가했다. 아마존, 월마트 등 거대 유통기업이 가격 경쟁을 벌이면서 제조사를 쥐어짜는 측면도 있다고 FT는 전했다.

아마존이 지난해 6월 유기농 식료품 체인 홀푸드를 인수하면서 식료품 가격 경쟁이 심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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